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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mn: doodle & talk

(잡담) 포케마스의 레그리에 대해


공식이 얘네를 정말 많이 밀어준다고 생각되는 것이, 단독으로 설명해도 네타거리가 충분히 많은 애들인데 포케마스 캐릭터 소개에 '가장 친한 친구이자 최대 라이벌은 그린' / '평생의 라이벌이자 친구는 레드' 라고 굳이 첨언했다는 거임. 이 소개 순서가 뒤집혀져 있는 게 레그리러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던 거 같은데, 레드에게는 그린이 친구인 게 더 우선인 거고, 그린에게는 레드가 라이벌인 게 더 우선인 거라는 건 늘 재밌는 관전 포인트임.

레드는 그린을 우호적으로, 친밀하게 느끼는 마음이 앞서는 거고 그린은 레드에게 경쟁 심리를 느끼는 게 우선인 거라. 그런데 재밌는 점은 작품 내에서 상대를 챙기는 모습이 더 눈에 띄게 묘사되는 캐릭터는 그린이라는 거임.

이걸 역으로 생각해보면, '그렇기 때문에' 레드는 그린에게 경쟁 심리보다 친밀감이 앞서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함. 그린이 아무리 견제를 하고 얕잡아 보고 그러더라도, 챙겨주는 게 두드러지기 때문에. 또는 레드는 우호성이 더 우세한 성격이고, 그린은 향상심이 우세한 성격일 수도 있고?

나는 포케마스를 본가와 다른 세계선으로 구분하는 데(일단 모든 캐릭터가 한 자리에 집합하는 자체가 세계선이 꼬이는 거라고 보기 때문에 그럼), 그래도 감정선만 따지면 HGSS과 SM 사이로 해석하는 거 좋아함. 포케마스에서 재미있는 점은 레드가 그린에게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좀 더 의존적이라는 건데, 이게 어쩌면 SM에서의 레그리와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음.

오박사 이벤트에서 레드가 '이제 그만 가자'고 그린을 조르는 듯한 묘사가 나왔잖어, 거기에 그린이 'ㅇㅋㅇㅋ 알았다니까' 하는 식으로 반응한 장면이 흥미로웠단 말임? 그리고 둘이 동시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늘 레드가 먼저 아이컨택을 시도하는 점도 재밌었음. 이상하게 포케마스에서는 그린이 레드를 받아준다는 느낌이 좀 더 들 때가 많은데, 그런 비언어적인 묘사 때문인 듯.

나는 레드가 그린이 서운해한 걸 알았다면, 그 이후에도 같은 일로 그린을 서운하게 할 성품은 아닌 거 같거든…. 레드는 호기심 많고 자유로운 스타일에 가깝지, 무심해서 자기 소꿉친구의 니즈를 알면서 외면하는 성격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거 같음. (리메레에게 그런 외적인 인상이 있기는 함. 그런, 좀 무덤덤한 리메레 인상을 좋아하는데, 포케마스 내 말 마따나 레드가 '말하지 않아도 통해서' 말을 굳이 하지 않는 설정이라면 '무심하다'는 건 좀 오해석이었던 거 같음. 뭐, 애초부터 무심공으로 밀었던 건 아니지만 그 인상을 갖다 쓴 연성은 제법 되는데, 덤덤한 거랑 무심한 건 좀 다른 개념이라고 봄.)

뭐 웜톤 쿨남 인상의 리메레를 워낙 좋아하니까 그 인상의 묘사는 언제 봐도 좋지만은... (얼빠를 탈출하지 못하는 숙명)

음... 포케마스의 해석이 콘솔 쪽 본가랑 100% 일치한다고 보지는 않는데 그래도 좀 재미있다고 본 건 홍보용 테스트에서 그린을 태양같은 사람이라고 비유한 거인 듯. 굉장히 재밌었음. 대중적으로 통용되는 이미지의 선샤인계 남자는 아닌데 설명을 들으면 이해가 가더라고. 혼자서도 빛을 발할 수 있고 남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는 설명이 '음, 그건 그렇네' 하고 납득가게 해서 재밌었음.

그런데도 레드랑 그린 둘이 서로를 빼놓고 캐릭터 설명이 안되는 게 웃겼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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